알마기타.. 아마 이 이름을 처음 들었던게 한 5년전쯤의 일이었을 겁니다.
제 동아리 친구녀석이 기타 제작과정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싸이트가 있다고.. 정말 신기하다고.. 저도 옆에서 바라보며 재미있게 구경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게 알마기타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기타의 음색, 소리에 대하여 무지하던 시절들이라
그때는 50호가 최고인 줄 알았었지요 실제로 동아리 방에는 30호가 대부분, 50호가 단 한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세월이 흘러 군대를 다녀오고, 기타를 조금씩 알아가게 되면서 알마기타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기타가 그때 그 동영상 제작에 사용된 기타라는 것도 비로소 알게 되었지요.
우리나라에 이미 몇 군대의 클래식기타 홈피가 있지만 클래식 기타의 제반 사항에 대하여 이정도로 상세하고 자세한 설명이 담겨 있는 싸이트는 보기 드뭅니다. 그리고 기타에 관한 많은 댓글들과 사소한 질문 하나에도 정성어린 답변을 해주시면 제작자님의 모습을 보며 이 기타가 보통 기타는 아니겠구나 하고 막연히 생각만 했었지요
Music란에 연주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알마기타가 어떤 기타인지 비로소 실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동영상인지라 기타 소리를 판별함에 있어 부족함은 있었지만 알마기타가 지닌 가치는 알고도 남을 만한 영상들이었습니다.
사고 싶은 마음이야 굴둑같았지만- 학생이란 신분, 임용시험 등 솔직히 알마기타를 살 여력은 되지 못하였습니다.
아쉬운대로 타 공방의 150호 정도 되는 악기를 사용하게 되었으며 그 정도의 악기도 제게는 충분히 과분한 것이었기에 만족하며 잘 지냈습니다.
또 세월이 흘러 취직도 하고, 돈에 아주 조금의 여유가 생기고..
제가 가진 악기로는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다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어느날 알마기타 홈페이지를 다시 찾았습니다.
오랜 제작기간, 비록 사회인이 되었지만 아직은 버거운 가격 알마기타는 제가 갖기엔 너무 먼 곳에 있는 그런 악기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운드 샘플을 들으며 그 소리에 항상 감탄만 하고-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비록 기타를 소유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그것 하나로 행복했거든요.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장터란에 알마기타 중고를 파시는 김덕화님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건 내게 하늘이 주신 기회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랴부랴 찾아간 덕화님의 방에서 알마기타를 처음 연주하였습니다. 그때의 심정은 솔직히
'아무리 좋은 악기여도 소리는 주관적인 것이기에 분명히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을 것이다. 아마 난 이 악기에 대해 미련을 버릴 수 있겠지'
이런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단 세 곡정도를 연주하였지만 더 이상 연주를 해 보며 기타를 검사해볼 필요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들어본 알마 기타 소리는 제 기준에서 너무 완벽했기 때문입니다.
김희홍 선생님의 기타에 대한 자세한 설명 판매자분의 노력으로 관리가 잘된 R.Ruck 기타
이 악기는 살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었고 결국 지금 제 옆에 애인처럼(?) 누워있게 되었습니다.
기타를 사는 과정에서 그동안 정들었던 이전 150호 악기를 팔게 되었고 (다행히 실력이 좋은 분께 가서 서운하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돈이 모자라여 덕화님께 본의 아니게 납입기한을 미루는 결례도 범하게 되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 처음 공방을 찾아갔습니다. 많은 분들의 공방 후기를 읽어서 그런지 아담하고 조용한 작은 공방이 낯설지 않고 아늑하게 느껴졌습니다.
추운 날씨에 마중을 나와 주신 사모님께 많이 죄송스러웠고 주말 쉬셔야 하는데 기타를 봐주신 김희홍 선생님께 너무 감사하였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선물을 주시겠다며 갈리나양의 연주 동영상을 건네시는 모습.. 기타 닦는 천이 없는 걸 보시고 부랴부랴 천을 찾아 제게 주시던 그 모습을 보며
이래서 이 알마기타에 그렇게 많은 정감있는 댓글들이 오고갈 수 있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기타는 완벽하니 그 나머지는 저의 몫이라는 선생님의 말씀 가슴 깊게 새겼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연주동영상도 조금더 보고 싶고 선생님의 기타 소리도 한번 들어보고도 싶고 미숙하지만 제 기타연주도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친구가 선약이 있어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찾아 뵐 때는 조금더 여유있는 모습으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귀여운 강아지 두마리 인자하신 사모님 그리고 선생님
저의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잠시 다른 세계에 다녀온 듯한 느낌입니다.
집을 나서시며 이거 완전 개판이네 하시던 선생님의 유머감각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참 많이 웃었습니다.
사천사 dvd를 지금 한번 다 보았는데 제가 공연 관람하지 못한 것을 왜 그리 안타까워하셨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호두까기인형, 카르멘조곡.. 모든 곡들이 다 예술이더군요. 오늘부로 왕야멍의 팬이 되기로 했습니다. dvd에 실리지 않은 15세 주단양의 연주도 참 인상깊었습니다.
다시 뵐 날까지 모쪼록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사모님께도 안부 전해주시고요(사모님이 보고 계시던 그 엄청난 모기, 아직도 오싹합니다^^;)
기타를 소유하게 된 감상을 적으랴 공방 후기를 적으랴 글이 뒤죽박죽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인천에서 차재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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