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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중국기행<6>알마기타와의 만남 2004-06-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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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san 님의 글을 올렸습니다 ----------------- 


샤먼(厦門)으로(1) 


손꼽아 기다렸던 그 날이 드디어 다가왔다. 희홍선생님께서 중국방문중에 직접 만나서 기타를 안겨 주신다고 한다… 연락을 받고 나서 얼마나 기쁘었던지 애들처럼 들뜬기분으로 샤먼행 준비에 분주히 서둘렀다… 


6월6일 아침 6시 02분,  황산역에서 샤먼으로 가는 남행열차에 몸을 실었다. 가야할 旅程은 1,500여킬로, 비행기를 이용하면 그냥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지만 기차로는 꼬박  하루 24시간 달려야했었다. 중국서는 이 정도 시간 기차타는 일은 예사로운일이다. 

軟臥표를 끊었기에 비행기편를 사용하는 비용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나 비행기 타기 싫어하는 나로서는 어쩔수 없었다. 고공공포증? ㅋㅋㅋ. 

(주: 중국기차는 일반적으로 硬座, 硬臥, 軟臥으로 되었는 데, 경좌은 말그대로 좌석이 딱딱한 것이고 硬臥는 3층 침대로 수십명이1차칸에 타며, 軟臥은 룸으로 되어 있기에 4인1실로 되어있음, 중국국내선 할인은 최고 50%도 가능함, 기차표는 할인 불가능). 


내가 끊은 표에 해당되는 룸을 찾아 들어가니 준수하게 생긴 청년이 미소를 지으며 여행길에  만나게 되어 반갑다면서 말을 걸어 왔기에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인사하는 동안 자꾸만 나의 안경을 찬찬히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좀 언짢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안경판매사업을 하는 친구였다. ㅋㅋ, 하기야 나도 다른 사람의 기타 케이스만 보아도 이 친구이상으로 깐깐히 살펴보니깐… 

4인 1실이었으나 운이 좋게 우리 2명만 타게 되어, 게다가 둘다 담배를 피우지 않았기에 공기가 깨끗하여 기분이 좋았다… 


눈덩이처럼 하얗고 정결한 좌석에 몸을 파묻고, 여행길에 만난 나의 룸메이트와 싯트로 감싸인 작은 탁자를 마주하고 오징어 쪼각에 맥주 한잔 하면서 옅은 오렌지색의 커텐이 반쯤 올려진 차창밖으로 중국강남의 경치를 구경하노라니 마음이 하냥 즐겁기만 하였다… 가고 가도 끊없이 펼쳐진 대나무 숲, 쪽빛과 녹색빛이 흐르는 강, 그리고 고느적이 보이는 고기잡이 쪽배,        비가 내린뒤라 비단폭마냥 드리운 작은 폭포들이 운무속으로 어렴풋이 보이면서 언뜻언뜻 지나간다… 


한적한 기분속에 어느덧 10여시간이 지나 밤 10시가 되었다. 차창밖은 칠흙같은 어둠의 장막이 깔려 있다. 나의 룸메이트는 언제 골아 떨어졌는지 코를 무지 골고 있다. 


자리에 누운 나는 좀체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내일 선생님께서 제시간에 도착하실런지… 이제 만나게 될 나의 ‘애인’이 마음에 들려는지… 덜커덩리는 기차바퀴소리… 갑자기 이상야릇한 불안한 마음… 잠은 안오고 … 인터넷상으로 기타를 구입하였다가 실패했던 그일, 속히운듯 했던 불쾌한 일이 떠오른다… 

그것은 2002년 3월, 인터넷 덕분에 한국의 최고수준라고 자랑하는 모모님의 100만원급 기타를 만나게 되었다. 기타 대금을 입금하던 날, 판매를 책임진 분하고 국제 전화임에도 불구하고 통화도 직접하였다. 그때 그분의 말씀에 따르면 상태가 아주 좋은 기타가 있다기에 그냥 믿고 주문제작을 의뢰하지 않고 재고중인 그것을 달라고 하였다.                                                


약 2주지나 바다를 건너온 기타를 받았다. 서운한 마음이었다. 소리(음량, 저음은 좋았다.)는 그 가격대에선 그런대로 넘어 갈수 있었으나 왼손이 너무 버겨웠다.                                    헤드쪽에서 브릿지쪽을 보았더니 시각에 확 뜨일정도로 12프렛부분이 휘어 있었다.              눈금자로 현의 높이를 재여보았더니 6번줄 높이가5.3미리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프렛에서 버징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넥의7프렛부분도 미세하게 살짝 휘어있었다. 

그 보다도 더 큰 문제가 1번줄이 밸란스가 다른 줄과 안 맞고 조율시면 조율기바늘이  #1&8마구 흔들리었다. 휴~ 이런!  그래서 판매담당분한테 전화드렸더니 하시는 말씀이 12프렛부분이 조금은 휘어 있어야 된다고 하시었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만하고 더이상 긴 말하지 않았다. 100만짜리 한국 기타이니 당연히 그렇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는 지금도 이 기타는 모모 제작가님이 직접 제작하지 않았고 아마 기타제작을 배우고 있는 학생이거나 저급가타를 만드는 업체에 하청의뢰하여 만들어 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제작가님이 직접 제작한 수제품기타라면 꼭 훌륭한 기타 일것이라고 믿는다. 

아쉽게도 제작가분과는 적접 통화하지 못하였다… 


(주: 제작가님의 이름과 판매하는 분의 이름은 이분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밝히고 싶지만 이 번에 희홍선생님의 기타를 구입했기에 공연히 선생님의 홈피에 밝히면 시비가 될 것 같아서 밝히지 않습니다. 

혹시 제작가 선생님께서나 판매담당분께서 이 글을 보셨으면 합니다. 가장 엄하고 무자비한 비판이 사실은 가장 큰 사랑입니다. 저의 진심에서 우러러 나오는 말입니다…) 


<이제 다시는 한국 기타를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맹세했던 내가 또 한국기타를 구입하다니… 저으기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였다… 


언제 잠들었는지 누가 깨우는 소리에 눈뜨고 보니 새날이 푸름이 밝아 어느덧 샤먼에 도착하였다… 


계속~ 다음은 공항에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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