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광복절에 김희홍선생님을 찾아뵙기로 말씀드리고 마침 일요일이 안사람 생일이라 겸사 해서 일요일 오후에 이천에 도착하여 미란다 호텔의 온천과 야외풀장을 즐기고 하루를 묵었습니다. 그간 알마기타 홈페이지를 통하여 이천의 쌀밥을 누차 봐왔던지라 일요일저녁, 월요일점심, 김선생님 내외분들 덕에 맛보게된 공방 근처의 한정식까지 총 3끼를 이천쌀밥한정식으로 도배를 해 봤습니다. 역시 맛있더군요. 특히 마지막 공방 근처의 한정식이 가장 뛰어났습니다. 아마도 주인분과 김선생님께서 친분이 있으신 지, 죽순무침을 특별식으로 제공해 주셔서 더욱 좋았습니다.
한국관광대학교 앞 굴다리를 지나 우회전..500M정도를 직진하자, 김희홍선생님께서 마중을 나와계셨습니다. 홈페이지의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는 상당히 근엄하신 느낌일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뭐랄까.. 꾸밈없는 웃음과 자상한 톤의 목소리는 처음 인사드릴 때 부터 사람을 편하게 해주시는 마력이 있더군요. 실제로 뵈니 사진이나 동영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개 두마리가 보초를 서고 있는 집 앞을 지나면 초대형 현관(?)이 있는 선생님 댁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사모님께서 맞아주시네요. 따스한 웃음과 순수한 모습의 사모님은 소녀같은 느낌이 드는 분으로 김선생님과 함께 계시는 모습이 참 잘 어울려 보였습니다. 공휴일에 불쑥 침범한 외객을 너무도 편하게 대해주신 두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벽에는 기타가 몇대 걸려 있고, 선생님의 배려로 로버트 럭 모델의 시더악기와 프리드리히 모델로 생각되는 스프러스 악기를 만져보았습니다.
홈페이지에서는 미처 보지 못하였던 왕야멍과 수멍의 2중주 및 독주로 꾸며진 2부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참.... 잘 하더군요... 보는 내내 감탄하면서 참 인간같지 않게 느껴지는 테크닉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더불어 김선생님께서 중국에 가셔서 느꼈던 그네들의 기타적인 기반과 그에 대한 생각을 듣게 되니 우리나라에 그러한 교육기관이나 저변이 없는 것이 내내 안타까웠고, 더더욱 시간이 지나도 국내의 환경상 그러한 준비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더욱 아쉬움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공연을 보고 있던 와중에 더블탑 스프러스 마스터 모델을 가지고 계신 정인호님께서 문을 열고 들어서시네요. 알고 보니 대학때 동아리의 후배와 친구사이라고 하셔서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분을 통하여 다양한 악기 경험을 듣게 되었고, 말씀을 참 재미있게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정인호님도 연주 동영상을 보면 무척 심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또 달랐습니다.^^
본디 공방을 방문한 1차 목적이 마스터 악기의 구매와 이에 대한 상담이었던지라, 정인호님의 허락 하에 악기를 충분히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악기는 일단 연주하기에 충분히 편하였고 655mm라는 것을 듣기 전에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그 전에 제가 사용하던 악기의 현장이 665mm였던지라 좀 편하게 연주하기 위해 645mm모델을 고민했었거든요.
소리는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고, 두 분의 말씀대로 이러한 방향성이 충분한 원달성으로 연결이 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 두개를 뚫고 화장실까지 들리더군요^^
완성된지 1개월 밖에 안 되었는데도, 처음 악기를 잡을 때부터 저녁에 악기를 놓을 때 까지 악기의 소리가 조금씩 좋아짐을 느낄 수 있었고, 이미 처음 잡을 때도 새 악기의 선입견을 깨는 소리를 내 주는 것을 보니 악기의 성능을 최대한 뽑아낼 수 있을 때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들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또한 좋았습니다. 어쩌면 앞 판으로의 충분한 에너지 전달이 이러한 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은 아닐까 한번 생각도 해 보았구요. 기존의 스페인기타를 사용하던 터치로는 악기의 섬세함을 살리지 못할 뿐 아니라, 지근거리에서 과도한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라 제 악기를 받게 되기 전까지 터치를 수정해야 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들게 하였습니다.
이번 마스터모델을 주문하기까지, 앞으로의 일이야 모른다고 하더라도 남은 일생을 함께 할 것이라는 생각에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악기를 염두에 두었으나 직접가서 만져본 악기의 감상은 최고의 선택을 했다는 생각을 들게 하여 대단히 기뻤습니다.
내년 중순쯤에 악기를 받게 되기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힘들지만, 기다린 만큼 나중에 얻게 될 기쁨 또한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간에 뭐랄까.. 잠시 김선생님의 첫사랑 이야기류가 의도치 않게 튀어나와 화목한 가정에 분란이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지만...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12미녀의 연주 DVD를 보면서 김선생님의 여성취향을 짐작도 해 보기도 하였고... -_-;;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게 지낸 하루였습니다.
저녁 9시까지 기타도 만지고 말씀도 듣고 하며 재미있게 지내다가 인사를 드리며 댁을 나서니 나오는 길까지 플래쉬를 비춰주시며 배웅을 해주시더군요.
악기를 떠나 기타를 사랑하고 아름답게 살아가시는 두분을 알게 된 것이 더 큰 기쁨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과정 중에 선생님의 작은 매부되시는 분을 통하여 인연의 끈이 닿아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구요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추후에 또 찾아뵙게 되기를 바라며 방문기를 간략히 마칩니다. 보았던 모습 그대로 선생님과 사모님 모두 늘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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