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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서울의 겨울은 왜 이리 황폐한지............2005-12-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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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 하고 차가운 바람이 귓볼을 얼립니다............

김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그곳 이천에는 눈이 많이 왔었나요?
공방 밖의 풍경이 참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과는 지척의 거리임에도 마치 아주 먼 곳에 있는 세상처럼 느껴지네요........

참으로 도심 속의 겨울은 가장 멋없는 계절인 것 같아요.
저 역시 어릴 적 섬마을에서 시골에서 생활을 해 봤기에,
눈 날리는 선창가 방파제의 스산함이나,
겨울바다 위로 부서지는 황폐한 햇살도 눈에 아른거리지만,
이 못지 않게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생명을 안고 있는 보이지 않는 자연의 따스함과,
어선 갑판 위로 흰눈에 덮여있는 희망들,
마을 어귀 미끄러운 눈길을 엉금엉금 내려오는 버스에서느 끼는 많은 이들의 기다림..........
눈에 선합니다......

제 기타 실력은 보잘 것 없지만,  다른 분들처럼 기타를 무척 좋아합니다.
나무 냄세와 고운 색깔이 너무 좋고,
제 품안에 안고 연주할 수 있기에 너무 좋고,
악기의 잔잔한 진동이 너무 좋고,
내가 만들어 내는 그 선율이 너무 좋고,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만들어준 작곡가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 분들을 생각할 수 있어 너무 좋고,
초롱초롱 눈을 반짝이며 들어주는 아이들이 있어서 너무 좋고,
기타에 관한 것은 그냥 그렇게 하나 하나가 모두다 좋습니다.
혼자서 연습하다가...........너무나도 그 곡이 아름답고 애절하고 음색이 좋아
갑자기 눈물이 핑돌아 눈앞을 가린 적도 있었지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술을 마셔서............어쨌든 기타를 연주하고 싶지 않을 때라도,
그냥 기타를 꺼내서 만져보고 닦아주고 습도확인하고 프렛청소도 해주고,
후~ 불어 먼지도 빼내고 댐핏 물 채워주고 조율 다시 해 놓고 케이스 닦아주고.......
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기타줄도 바꿔주고.........
이런 하나하나가 너무 좋습니다........

84년도 신입생때 이후로 기타를 잡은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실력은 그 자리(^^)이고 들을 만한 변변한 곡 몇 않되지만,
기타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어언 20년이 지났네요..........

마눌이랑 큰 녀석은 피아노 클라리넷 플롯 바이올린 여러 가지를 연습한다고 법석들이지만,
저는 기타만한 악기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제 큰 녀석도 기타선생님께 레슨을 시작한지 벌써 6개월 정도 지났네요.........
아주 오래 전 아파트 베란다에 불 켜놓고 마눌과 아이들을 앞에 두고서,
간이 콘서트(?)도 벌이고 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며칠 전 첫눈이 오던 날.......
아이들과 늦은 밤 아파트앞에서 눈싸움을 하고 들어와
창가에 서서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나, 지금.....
사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현대의 도시 속 겨울은 너무 황폐한 계절일 뿐입니다...........
그나마 기타가 있어 예전 어릴 적 그 바닷가의 추억을 안고
그 따스함을 연주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항상 선생님의 좋은 글을 읽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악기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 JADE 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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