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to New Model : La Folia"
- 이 글은 김희홍 선생님의 새 모델 "La Folia"에 대한 글로 일전에 기재하였지만 이번 DB손실때 함께 손상되어 재작성 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온전히 다시 쓴 글이므로 일전의 내용과 다른점이 있더라도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0. 인연
선생님과의 첫 인연은 2006년 2월 겨울, 저에게는 학업을 마치고 비교적 평안한 시간이 시작되는 그러한 시점이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이 사이트를 통하여 간간히 기타전반에 관한 정보를 얻곤 하였지만, 직접 제 기타를 만들 목적으로 공방에 찾아간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지요
선생님과의 대화는 매우 수월하였는데, 그것은 선생님께서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는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찾아가 들어간 공방에서 제게 틀어주신 첫 음악은 공교롭게 제 기타의 이름과 같은 La Folia였습니다. Jordi Saval의 연주이고 저 또한 평소에 좋아하던 작품.
음악이 일상처럼 익숙한 환경에서 자라왔기에 음악을 대한지는 오래지만, 클래식 기타를 접한것은 불과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어 기타란 악기 자체에 대해서는 아는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좋아하는 음악이 있고, 좋아하는 소리가 있고, 모종의 꿈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는 표현이 옳지요
1. 고민
당시 저는 앞으로 긴 시간을 제 옆에서 함께 할 기타를 하나 찾고 있었고, 그런 시점에 선생님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워낙에 고음악과 바로크를 좋아하는 저인지라, 악보를 즐겨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당시에 제 하나의 고민은 제가 후에 연주해보고 싶은 음악은 거의 대부분이 일반의 6현 기타로 연주 불가능한 작품들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하여 최대한 기존의 6현에 가깝게 베이스 위로 하나의 현을 더 올려 7현 기타제작에 관한 상의를 드리고 있었지요
다만 그것은 너무나 제 상상에만 의존한 결과물이었는데, 베이스 위로 하나의 현이 더 올라가는 것이 전반적인 기타의 연주를 다 어렵게 만들것이라고는 미쳐 생각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여 고민끝에 다현기타는 후에 충분한 연주실력을 갖게 되면 그 때 만들자는 쪽으로 결론지어졌습니다.
2. 진행
알마기타 사이트에 와서 제일 자주 하게되는 일중의 하나는 Music란의 음악을 듣는 것입니다. 곡도 듣고, 연주하는 모습도 보고 무엇보다 선생님 기타의 소리를 가공없이 들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저는 학생신분을 끝마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때인지라, 스폐셜 모델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들 중 Friderich모델의 소리가 참 따뜻하여 좋았습니다. 본래 저의 악기인 피아노의 음색과 비슷한 느낌과 비슷하여 좋았지요. 물론 그 밖에 다른 모델들의 소리도 한결같이 정제된 느낌이었습니다
허나 7현의 꿈은 접었을 지라도 제가 연주하고 싶은 음악은 어디까지나 고음악 다운 곡들이었습니다. 클래식 기타는 류트나 테오르보등의 전신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피아노라기 보다는 합시코드에 더 가까운 그런 소리들이 필요한 것이었지요. 본래 선생님 또한 고음악과 고악기를 매우 사랑하셔 깊이 탐구하고 계셔왔기에 이 시점부터 새로운 형태의 기타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3. 진화
당시 선생님께서 앉고 계셨던 딜레마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한번이라도 선생님의 악기를 연주해보셨다면 선생님 악기의 특성을 느낄 수 있는데, 저는 "정제된, 단아한" 이라는 말을 빌려 그 소리를 표현하려 합니다. 어느정도 이상의 풍부한 저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매우 아름답고 단단한 고음을 내주는 것이 선생님 악기의 극찬할만한 매력입니다.
허나 문제는 더 풍부하고 풍만한 저음에 대한 필요성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본래 류트의 특성은 울림이 깊고 풍부하면서도 포만감이 있는 그런 소리였지요. 이런 경우에 앞판을 모두 시더로 제작하면 무른 나무의 특성상 풍부한 저음을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시더는 스푸르스에 비하면 훨씬 무른 나무이기에 기타의 제작이 훨씬 용이하고 간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시더를 탑으로 하면 특유의 아름다우면서도 단단한 고음을 잃어버릴 수 있기에 선생님의 딜레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 기타의 또 다른 특성중의 하나는 왼손의 운지가 매우 편하다는 점인데, 이는 보통의 기타에 비하여 현고가 낮은 것에 기인합니다. 현고를 높이는 경우 진동폭이 늘어날 수 있어 조금더 풍만한 저음을 얻을 수 있는데, 이 또한 선생님께서는 운지의 편의성을 잃는 다는 딜레마로 인하여 시행하실 수 없는 상황이셨습니다.
본래 제가 제 기타에 원했던 소리는 장중하면서도 경건한, 울림이 깊고 공명의 진원지가 깊은 그런 소리를 내어주는 기타였습니다. 위의 딜레마를 해결함과 동시에 저의 바람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사운드홀의 설계가 시작됩니다.
4. 구성
사운드홀을 고음현에서 저음현으로 갈수록 폭이 넓게, 또 탄현이 가해지는 곳이 아닌 넥쪽으로 치우치게 배치함으로써 시더를 사용하지 않고도 풍부한 저음을 얻을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 였습니다. 또한 이런 구성은 탄현한 소리의 진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림으로써 진원이 깊은 그런 풍만한 소리를 내어주는데 적합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른 것은 모두 좋으나 소리가 탄현하자 마자 바로 사운드홀을 통해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어택이 느려진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앞판의 구조를 선생님의 장기인 더블탑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더블탑은 싱글탑에 비해 월등히 빠른 어택을 갖고있기에 이러한 문제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결론 내렸기 때문입니다.
5. 음색
실제 제 기타의 음색은 매우 류트와 흡사합니다. 전체적으로 일반 기타에 비해 큰 음량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저음의 풍부함은 매우 놀랍습니다. 또한 진원이 깊어 울림이 많고 때로는 개방현 탄현의 지속시간이 너무 길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일반 기타와 류트의 장점을 모두 지니고 있는 그런 음색. 그러면서도 여전히 단단하고 아름다운 고움을 유지하고 있으며, 어택 또한 느리다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마 이러한 결과는 선생님께서 이전부터 연구해오시던 사운드홀에 더블탑이라는 구성이 맞물려 얻어졌을 것입니다. 특히 시더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두 장의 앞판을 모두 스푸르스로 함으로써 소리가 전체적으로 매우 단단하고 밀도가 높습니다. 고음은 정갈하면서도 심도있게 울리며 저음은 풍만하지만 늘어지지 않습니다. 즉 스푸르스만 사용한 채 시더의 효과는 사운드홀 만으로 낸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현고도 예전 기타처럼 낮기에 왼손 운지의 편함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옆뒷판의 경우 선생님께서는 처음에 하카란다를 택하셨는데, 기타와는 전혀 관계없는 제 취향상의 이유로 아프리칸 블랙우드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기타의 레이블에 "Africana"란 이름이 달려있지요) 블랙우드는 하카란다에 비해 소리를 더 직선적으로만 반사하는 특성이 있어, 배음을 덜 일으키고 느낌상으로 더 빠른 어택을 가져오는 부분이 있는듯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는 제 기타엔 매우 어울립니다
6. 현재
매일매일 빠지지 않고 제 기타를 쳐봅니다. 아직 한참은 더 있어야 100% 기타가 가진 소리를 낼듯 하지만 기타를 안고 현이 울리는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합니다. 이처럼 요구자가 원하는 소리를 정확히 뽑아내신 것은 진정 선생님의 능력이 아닐까 합니다.
무엇보다 음악을 사랑하고, 기타 자체를 순수히 좋아하는 분의 기타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물론 누구나 처음은 그렇게 시작하였겠지만, 시간을 살아가며 그런 느낌의 많은 부분을 잃어가기도 합니다. 너무나 좋은 기타를 만들어 주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알마 홈페이지의 영어사이트로 들어가면 InStock란의 제 기타에는 for his dream이라는 부제가 붙어있습니다 이 기타로 꿈을 꿀 수 있어 행복하다는 메세지를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on 2007. Winter before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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