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님, 방문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저의 기타 연주실력 때문입니다. 머리는 "마치 신의 음성을 듣는것 같다"라는 말을 이해 할 정도로 고급화 되어 있고, 기타 연주에 대해서라면 존 읠리암스의 트레몰로가 옥구슬 굴러 가듯 기교를 부립니다.
문제는 양손입니다. 이것들은 처음부터 협동, 협연이라는 말을 모르듯이 따로 놀면서, 왼손은 오두방정, 중구난방 부산하게 움직이며 자리를 놓지고 오른손은 손가락 네개가 서로 부딛히고 밀어내면서 경쟁을 해대며 온갖 테크닉을 구사합니다. 신이나면 발까지 함께 거들면서 불협화음을 연출 합니다. 마치 나는 지금 재즈의 자유연주 파트에 있다라는 듯이. 특히 music란의 고수님들의 연주를 듣고나면 기고만장 더욱 가관입니다. 마치 이 모든 테크닉만 빼고 연주하세요라는 것 같습니다.
청중은 오직 한 사람, 제 아내입니다 기타 치는 흉내만 내도 얼굴에 봄꽃이 활짝 피며, 더듬 더듬 한 곡을 겨우 끝내면 커튼콜의 박수가 요란합니다.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제발 저에게 기타연주를 요구하지 마십시오. 아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단, 장갑을 끼고하는 트레몰로를 청하시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음악같은 분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 분탕질을 해서 죄송합니다.
알마기타를 맞이하며 앞으로는 진지한 자세로 연주연습을 하겠습니다.
3월 2일 오후 2시 점심식사후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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