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완성된 기타들을 구경하려고 20시간 걸린 고향방문의 고통도 잊은채 불이나게 공방에 찾아가보니 다행이 모든 기타가 아직 떠나지 않아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번 6월에 완성된 기타군의 특징은 카본 지지대로 인한 발전이었는데,, 이번의 주된 발전은 김선생님 왈 "저음을 좀더 잡았다"고 하십니다. 다음은 무엇인가 했더니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욕심 같아선 내기타가 마지막 발전의 끝이길 바라지만 계속 발전을 추구 하신다니 말릴수도 없고 아쉽지만...... 이번에 탄생된 기타군은 흰둥(스프루스)이가 4대, 황둥(시더)가 2대였습니다. 소리는 스프루스가 시더에 비해 아직 덜 영근소리였지만 확실히 저음부의 깊이가 다소 더 깊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6번선을 켤때는 기분좋은 여음이 가슴을 저미는 진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번의 기타군을 시도해 보았을때는 잘 몰랐는데 이번에는 확실하게 기타를 켤때 통안으로 깊이 울리는 느낌이 기타를 품은 가슴으로 전해왔습니다. 이런 느낌은 이미 갖고있는 스페인 J. Ramirez. 시더나 연습용 기타의 느낌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저번에 켜몬 갈리나선생의 기타나 아직 공방에 있는 3개월된 스프루즈 더블탑 기타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기타의 몸통 전체로 퍼지는 소위 '익은'느낌이 왔습니다. 이번에는 저의 기타도 완성이 되어야 했는데 김선생님께 특별히 허락을 받고 제가 브릿지를 특수 처리하는 실험을 하니라 다소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결과가 좋으면 다음부터 이 방법이 사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일까지는 장비가 준비될 것이어서 다음주는 처리가 끝난다하니 기대가 됩니다.
한편, 저의 기타 이름을 선생님과 의논해서 '철궁'이라 지었는데 철궁을 당기는 것과 같은 강력하고 제어된 힘으로 기타를 켜야 소리가 난다는 의미입니다. 선생님 기타를 재미로 한번 나누자면 (주, 혹 김선생님께서 싫어하시면 안 되는데,,,) 목궁, 각궁, 철궁, 석궁으로 나눌수 있을 것 입니다. 선생님께서 기타 소유자의 치는 방법과 기량을 살펴보시고 거기에 맞게 기타를 제작하시는데 위의 사항이 바로 선생님 기타들 사이의 차이라고 할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갈리나 선생의 기타는 석궁에 가깝고, 왕야멍의 기타는 철궁정도 이리라 짐작이 됩니다. 저번에 갈리나 선생의 기타에서 나오는 멋진소리를 어떻하면 나도 얻을수 있을까 김선생님께 여쭤보니 "기타를 그렇게 만들고 조정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는 켤줄을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다"하셔서 처음에는 포기할까 하다가, 좋은 소리의 욕심은 금할수 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게을러서 못하는 매일 연습 대신에 수시로 오른 손가락 근육이 힘을 늘리는 손놀림을 했더니 기타를 켜는 오른손에 근육이 늘어나 어제는 기타를 켤때도 (주. 제가 켠다고 하는 표현은 아마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줄을 쥐어뜯는 것과 치는 것의 중간을 의미하는 선생님의 탄현법을 생각해보며 표현해본 말입니다.)
줄이 부드럽게 느껴졌는데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께서 켜는 방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내심 무척기뻤습니다. 철궁이를 제대로 다룰때까지 연습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여러 기타애호가님들, 이미 작은 스프루스 기타는 중국의 어린 학생이 competition용으로 급해서 어제 짐싸는 것을 보았고 김진호선생님의 기타도 주인곁으로 갔지만 나머지는 당분간 주인을 한참 기다려야 하므로 다소 감상의 여유가 있으리라 생각되며 저의 철궁이는 아직 완성이 않되었지만 그때는 더욱 좋은 감상의 기회가 있을것으로 기대되됩니다. 항상 반갑게 맞아주시고 좋은 자리를 베풀어주시는 김선생님 내외분께 감사를 드리며, 또한, 어제 뵌 김진호선생님과 이진규선생님과의 즐거운 만남에 감사드립니다.
Comment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