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Title13현 lute guitar 시연 소감2006-07-18 22:31
Name

현재 알마기타 사이트의 표지 사진으로 실린 13현 류트 기타에 대해 많은 회원님들께서 궁금해 하실 것 같아 악기를 인도 받은지는 아직 며칠 되지 않았지만 소장자로서 저의 느낌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악기는 기타라고 보기보다는 류트라고 보아야 합니다.
기타 모양을 취하고 있지만 악기의 구조, 음역, 음색 그리고 현의 조율과 배열 등을 기준으로 한다면 13현 바로크 류트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악기가 제작에 들어가기 전 선생님과 나눈 많은 의견교환 중에 가장 제가 비중을 둔 부분이
바로 음색이었습니다. 연주하고자 하는 음악이 바로크 류트 음악이기 때문에 가장 류트다운 음색에 근접하고자 기존의 기타음악에 매우 어울리는 밀도 높은 단단함다는 류트다운 여유로운 풍만함 주장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사운드 홀의 위치를 변경하고 더블탑대신 싱글탑을 택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신 이유는 이때문입니다. 제가 상상속에 그렸던 음색은 현을 탄현했을 때 공명의 진원지가 깊게 느껴지는 이른바 '퉁'하고 둥글게 터지는 듯한, 주파수의 폭이 넓은 음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악기에는 이러한 저의 주문이 완벽하게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류트의 약간은 메마른듯한 음색을 기타의 감미로운 음색으로 보상하는 류트와 기타의 중간쯤 되는 그러한 음색을 상상하였는데 이 악기의 음색이 정확히 그렇습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우스울지 모르지만 음색이 매우 촉촉하고 찰지며 여운이 깁니다.
너무나 만족스럽습니다.
제작자가 의뢰자의 음향적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이렇게 구현해 낸다는 것이 정말 놀랍네요.

다현 악기에 있어 제작자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바로 밸런스를 균일하게 맞추는 일인데 이 악기는 13개의 현을 얹고도 각현의 상대적 밸런스가 나무랄데 없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것이 보이네요.
이 악기는 다른 기타보다 앞판이 저음현쪽으로 약간 더 큰 데 이것은 바로 이 밸런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 외에도 이 악기에는 제작자의 창의적이고 세밀한 전문성이 돋보이는 부분이 많은데 그 대표적인 예로 격자방식의 앞판 부채살과 헤드쪽의 개방현 지지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많은 회원님들께서는 기타가 어떻게 13현의 장력을 버틸 수 있을까 의아해 하시겠지만 그 수수께끼는 선생님의 격자방식 부채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헤드의 4개의 개방현 지지대 역시 사진으로 보기에는 그냥 헤드 위에 붙인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네개의 개방현의 장력을 견디기 위해 헤드 테두리에 홈을 파서 끼워 가로 세로 양 방향으로 접합되게 함으로써 힘을 받게 했고 동시에 튜너 부착시 나사의 조임으로 바깥면으로도 힘을 받아 개방현의 장력에 뒤틀림이 없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직접보시면 선생님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실 수 있을 텐데....

요컨데 전체적으로 악기가 정말 만족스럽네요. 이제 남은 것은 이 괴물을 길들여,
아니지, 제가 이 괴물에 길들여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이 악기가 어떻게 활용되는 지 회원님들께한번 선 보이는 일인데.... 노력해 보겠습니다.
책임감이 느껴지네요. 그런데 실은 아직도 이 악기의 탐색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답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부족한지 원.

Comment

(Enter the auto register prevention c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