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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왕야멍 & 쑤멍의 늦은 공연후기입니다.2005-05-1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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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안녕들 하신지요.
왕야멍 쑤멍의 연주회가 벌써 열흘 전 일이 되었군요.
난생처음 공연 후기 한 번 올려보려구 합니다.  사실 연주회 끝나고 바로 올리려 했지만,
그동안 연주회 후폭풍의 사태를 추스리고 있었습니다.^^ 
공연을 본 느낌은 한마디로 충격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연주회를 떠올리며 곰씹어 보면 볼수록 말이죠.
제가 충격이라고 느낀 것은 왕&쑤가 단지 컴퓨터같은 정확한 연주만을 했기때문만은 아니었어요.  테크닉에 음악적 감성이 완벽하게 결합된 느낌...
이런 느낌이 저만의 생각은 아닐것 같았지요...

3시 공연의 첫 곡(스칼랏티 소나타 L. 447)은 제가 즐겨 듣던 곡이어서 더 좋았습니다.
건반악기 곡답게 분위기를 잘 살려서 연주했다고 생각되었죠. 

두 번째 곡은 쑤멍의 바리오스 연주였는데,
솔직이 왕야멍의 트레몰로 보다는 감흥이 덜하였지요.
가만히 연주회를 계속 듣다보니까 마리오 그롭의 스프러스 악기는 소리가 생각보다는 명확치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트레몰로시 고음부가 잘 살지 않아 느낌이 덜한것 같아요.

제가 3시 공연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곡은 왕야멍이 연주한 쇼팽의 왈츠인데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지는게... 정말 정말 감동적이었죠.
이곳에 들르는 분들중에서 음악적 고수님들도 많으시지만, 감히 제가 느낀 바로는 지금까지 들어본 쇼팽 연주 중에서 가장 맘에 와닿는 연주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6시 30분 공연의 레오 브라우어의 쏘나타와 바리오스의 컨템플레이션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GHA 음반에 있는 레곤디의 꿈...인가요?
저는 그 음반에서 왕야멍의 트레몰로에 맛이 간 상태였죠. ^^

공연 중간 중간에 로비에서 감상평들을 많이 나누시던데요.
쑤멍의 바흐 연주에 다들 넋이 나가신듯 보였습니다. 어쩜 저렇게  파워풀하고 성부 분리를 명확하게 하며 연주할 수 있을까...

쑤멍의 자신감 넘치는 p 터치는 어느 누구도 그녀를 어린 소녀라고 보지 못하게 하는... 씩씩한 터치였죠.
프렐류드에서는 감미롭게, 알레그로와 프레스토에서는 폭풍이 몰아치듯이...
그러나 청중으로하여금 조마조마하는 느낌을 전혀 주지않는 매끄러운 연주였다고 생각됩니다. 정말 시원하고 깨끗한 바흐 연주였어요.

연주를 마치고 인사하며 피식^^웃는 쑤멍의 얼굴에는 뭐 이정도 쯤이야...의 자신감과 약간의 수줍어하는 소녀의 모습이 교차되더군요.

귀엽고 멋지더라구요.^^ 저 개인적인 견해로는 쑤멍의 바흐 연주보다는 째즈 소나타, 수채화 조곡의 현대적 느낌의 곡들이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왕& 쑤의 이중주는 제가 뭐라 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호흡이었습니다. 
아무리 스승이 같아도 어쩜 저렇게 한 몸처럼 연주가 가능한지....쩝 

두서 없이 그냥 연주회 감상평을 늘어놓았는데요.
하여간 지금 제 기억에만 의존해서 쓰다보니까 좀 산만하네요.
그래도 읽을거리 없을때 한 번씩 읽어주시는 정도로 귀엽게 봐주세용^^

마지막으로 기타에 대해서 말하자면요, 사람마다 호불호의 차이는 있겠지만서도...
일단 저의 느낌은 이랬답니다. 
마리오 그롭의 씨더 악기 (왕야멍)는 맑고 명확한 소리와 펀치력이 돋보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기타 소리는 open sound 인데요. 그런 소리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부드러운 터치가 아니면 좀 날카로운 음색이 날것 같은 생각이 들구요.
스프러스 악기는 좀 둔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좀 별로 였죠...
뒤에서 쑤멍의 독주를 들을때는 음이 다소 뭉개지는 듯한 느낌때문에요...

알마기타 더블탑은 정말 공명이 풍부했어요.
뒤에서 들을때, 특히 이중주의 화려한 화음이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었죠.
앞에서도 들어봤는데요...

뒤에서 보다는 울림의 풍부함보다는 단단한 소리가 더 돋보였어요.
우리나라 악기도 연주회 장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울리는 모습에 기분도 좋았답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제작자 분들의 악기가 더 많은 발전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연주회 장에서 본 그 분들은 저를 모르지만, 저만 아는 그 분들...
이성준 님, 박종호 님, 고의석 님, 노아현 님, 최우경 님, 그리고 그 옆에 계신 아버님.
엄태창 님, 곽웅수 님, 고정석 님, 김우진 님....
너무 많아서 생각이 잘 안나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인사드립니다.
모두들 유명하신 분들이라 감히 다가가서 인사는 못드렸어요^^

다음에 다음에 기회 있으면 인사 올리지요.
연주회 장에서 이런 분들 보면 왠지 탤런트 보는 느낌이라서 좀 가슴이 두근 거리더라구요....^^
모두들 하시는 일 잘 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알마회원 분들도 행복하시구요.

끝으로 이렇게 훌륭한 연주회를 주최해주신 김희홍 선생님과 도우미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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