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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라폴리아 시더탑 마스터 사용후기2011-09-0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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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마와의 첫 만남

2009년 여름 당시 필자는 소위 유명 스페인 기타에 대책 없이 꽃혀 2002년산 콘서트급 콘트레라스와 신품 중저가 라미레즈를 거금을 들여 소유 중이었지만, 이 기타들은 치면 칠수록 '이건 아닌데' 하는 실망감과 함께 덤인 지 아닌 지 모르겠지만, 기타 소리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 그리고 좋은 기타를 위한 변별력을 선사해줬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돈지X(?)에 대한 자책과 함께, 오히려 약간의 고마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존재라 생각된다.
어쨌든 그 해 여름에 찾아간 이천의 알마공방은 나에게 새로운 눈과 귀를 선사해 주었고 제작가 김희홍 선생님을 처음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게 해준 곳이다.
그 날 마스터 스프러스 D-Top을 주문하고 나오면서 내 머릿속에는 "두 스페인 기타를 어떻게 처분하지?" 라는 생각로 꽉 찾다.

<2> 나의 첫 애인, 마스터 D-Top 스프러스 - 2010년 8월

사실 그 날 공방에 가서 스프러스 더블탑을 곧 바로 결정 했던 건 아니다. 솔직히 그때까지 나에게 맞는 top이 뭔 지도 잘 몰랐던 것 같다. 집에 와서 나에겐 시더가 더 맞지 않나? 하며 하루에도 맘이 왔다 갔다 했던 기억이 난다.

10개월이 흐르고 드디어 스프러스 더블탑을 받았다. 처음 만졌을 때의 맘이 터질듯한 기쁨은 아직도 선하다. 또랑또랑한 트레블과 완벽한 발랜스는 예상대로 놀라웠지만 전반적으로 하이톤의 스프러스 더블탑은 장중한 베이스 음향을 좋아했던 나의 성향을 100% 완벽하게 만족시켜 주진 못했던 것 같다.

이러한 필자의 고민을 얘기하고자 약 1년이 지난 후 공방에 다시 찾아갔는데 공방에는 라폴리아가 떡허니 걸쳐있었다. 그 날은 처음으로 스프러스 마스터 라폴리아를 접한 날이다. 평소에 디자인이 독특하고 예쁜 기타로만 인식했던 이 기타를 만져본 순간, 이 기타가 바로 나의 성향을 약 90% 이상 만족시켜 주는 기타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아니, 시더의 베이스와 스프러스의 트레블이 동시에 가능하네요? 김희홍 선생님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지금 있는 기타나 이뻐해줘요"

하지만 그 날 필자는 라폴리아를 지르고 나왔다.

<3> 인생반려자, 마스터 La Folia, 시더 - 2011년 7월

필자가 지르고 나온 날이 2010년 3월 26일 금요일로 바로 전 국민을 경악케 했던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날이었다.  그래서 날짜를 잘 기억해 낼 수 있다.

어쨌든 김희홍 선생님은 나의 성향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라폴리아 시더를 추천해주셨다. 하지만 라폴리아 스프러스의 감흥을 놓치기 싫었던 나는 그 날 일단은 스프러스로 주문을 했던 것 같다.

몇 달의 고민 끝에 필자는 "그래, 결정했어, 시더야 난" 그리고 전화를 드렸다. 그리고 스프러스 더블탑 마스터를 시장에 내놨고 얼마 안돼 구매자가 나타났고, 시린 맘을 뒤로 한 채 그 기타는 새 주인에게 양도 되었다. 그 날 맘이 얼마나 '쌔~~" 하던지...

시더를 선택하게 된 주된 이유는 베이스의 깊고 풍부한 선율과 트레블의 알마 고유의 또랑또랑함과 따뜻한 음색을 원했기 때문이었고, 그 예상은 정확하게 적중했다.

악기를 주문한 지 16개월이 흐른 2011년 7월 드디어 라폴리아 시더 마스터를 갖게 되었다. 그 날 동시에 여러 종류의 기타가 한꺼번에 나오는 날이라 많은 알마인들 (최병욱님, replica님, fernando님, 강기훈님, 곰600님, 철이28호님)이 와서 나의 두번째 알마기타 탄생을 축하해주었다. 후일담이지만 최병욱님이 전 날 오셔서 나의 기타 줄을 올려주었다고 한다. 이 글을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지금 나에겐 라폴리아 시더 마스터가 있고 매일 집에 가서 그녀를 어루만져 주고 있다. 몇 개의 줄을 그냥 튕기기만 해도 화려하게 퍼져나오는 입체적인 음향은 나의 귀를 너무나 호강시켜주고 있으며 귀갓길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을 정도로 필자는 큰 기쁨과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김희홍 선생님께서 기타에 직접 새겨주신 'For YJ'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 째, '앞으로 절대 너를 포기하지 않아', 그리고 둘 째, '선생님, 잘 만들어 주세요, 평생 간직하게!'

그 간 선생님의 노고와 정성에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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