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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김선생님에게 남는 장사(?) 하고 온 소감.............2006-05-0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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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일요일에 알마기타 공방을 방문했습니다.
근로자의 날 연휴로 워낙 바쁘다(?) 보니,
벌써 며칠이 지나 이제야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큰 녀석(경준이) 교회를 마치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천호동 집을 나서니 벌써 11시를 가르킵니다.

예전부터 알마기타 공방을 방문해보고 싶고 김선생님도 만나 뵙고 싶었으나,
월급쟁이 생활이 뻔한지라 아주 큰 맘 먹지 않으면 정말이지 방문할 염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마침 며칠전 블랙우드로 만든 1호 기타가 탄생되었다는 김선생님의 연락에
내년에 받을 알마기타의 옆판과 뒷판을 하까란다로 할지 블랙우드로 할지,
현장을 644로 해야할지 650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때였는데,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 바로 방문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전날(토요일)에 서천으로 지방 출장갔다가 저녁 늦게 도착했던 터라
몸은 좀 피곤했지만, 조금 늦잠을 줄이고 퉁퉁부은 얼굴로 출발했습니다.
출발시간이 11시라서 좀 애매하겠구나 싶어 마구 밟았읍니다만,
100km 이상이 않나오더군요....
월요일이 근로자의 날이어서인지
중부고속도로도 곤지암까지는 80에서 100정도 오락가락합니다.......
큰녀석은 연신 심각한 표정..........
(아마 무슨 엄청난 곳에 견학가는 것을 생각했는지 긴장되어 보입니다.......ㅋㅋ)

서이천IC를 지나 톨게이트에서 곧장 죄회전....
1km 정도 지나서 고개를 바로 넘어 급격히 좌측으로 꺽인 길을 따라 좌회전하고
계속 가다가 중부고속도로 밑 굴다리를 통과하니 김선생님이 길가에 나와 계십니다.......

역시 사진에서 보아왔지만 인심좋고 선해 보이시는 얼굴........
눈이 빨개 보이네요...........
(나중에 알게 됐지만, 착하고 순수해 보이고 훌륭한 연주기량을 가지고 계시는
**학교 기타전공생이신 정인호님과 김동선님이랑 전날 밤에 한잔들 하셨다네요.....^^)

맘씨 좋은 사모님이 주시는 20년 되었다는 중국차를 몇 잔 마셨습니다....
사모님은 항상 김선생님 뒤에서 조용히 웃어주는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여유와 연륜이 듬뿍 묻어나는 분위기를 지닌 분이십니다.

우리 큰 녀석 경준이는 첨에는 차 맛이 좀 떨떠름 해서인지 찡그리다가 몇 잔 거푸 마시더군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공방구경도 하고....
(이틀동안 손님이 있었던 관계로 공방에서의 작업광경은 보지 못해서 조금은 서운.........),
동선님과 인호님의 연주도 들었습니다.

기타전공생이자 클래식기타계의 예비 스타님들의 연주를 보며 느낀 점은,
아마추어와는 완전히 다른 연주법(탄현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작은 소품 하나를 연주하더라도 연주에 몰입하는 진지한 자세,
(인호님의 과묵하고 진지함과, 동선님의 얼굴에서 넘치는 몰입......압권  ^.^=b )
그리고, 기타에 대한 얘기 속에서 묻어 나오는
기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김선생님께서는 예전 홈피에서 사진으로도 몇 번 뵈었었고,
전화로도 몇 번 통화를 했었습니다만, 역시 생각했던 그 모습이더군요........
온화하고 순수하고 어찌보면 조금 장난기 가득한 그런 모습이시고.......
굳이 악기와 비교하자면 영락없는 클래식기타와 닮은 점이 많아 보이는 그런 분이시더군요......

그날 맛있는 점심식사와 친절한 안내,
그리고 블랙우드와 하까란다의 차이를 분명히 보여주시기 위해
전날 음주로 인해 잘 집중이 되지 않으심에도 불구하고,
계속 여러 가지 곡을 여러 기타로 다양한 방법으로 연주해 주시는 모습에
블랙우드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계속되는 김선생님과 동선님, 인호님의 연주속에서
하까란다와 블랙우드의 차이를 분명히 느끼고 왔습니다.

제가 듣는 귀가 아직은 막귀입니다만,
기타에 대해 문외한인 제가 듣기에도 뭔가 차이가 분명히 있음을 느끼겠더군요.......

그날 연주를 들어본 기타가,
(1)시더더블탑 하까란다백,
(2) 스프러스더블탑 하까란다백,
(3) 스프러스더블탑 블랙우드백 세대만 적어봅니다.
(다른 기타도 두어대 더 있었습니다만, 블랙우드의 차이점을 느껴보기 위한 것이므로 생략함)

참고로 (1)과 (2)는 어느 정도 음이 틔여있었던 상태지만
(3)은 제작한지 3일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네요......

연주는 알마공방에 마련된 넓은 방에서
기타 앞 2m 정도의 거리에서 넓게 마주 앉아 들었습니다.
날씨는 맑았으나 황사 때문에 약간 흐렸고, 습도 그럭저럭, 온도 약간 따뜻...입니다.....
물론 공방의 거실은 온도 습도 모두 적당했던 것 같구요.......

(1)시더는 (2)스프러스에 비해 음색이 다소 어두우며
조금은 무겁게 가라앉는 것 같은 일반적인 느낌이었습니다.

(2)와 (3)블랙우드의 차이가 참 묘하더군요..............
(2)는 (3)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소리가 틔여서인지
사운드홀에서 앞으로 음이 퍼져나가는 각도가 상당히 넓어 방전체로 퍼지는 느낌이었으며,
그 음은 매우 내공(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이 깊어 가슴에 확 와 닿습니다.
음색은 매우 화려하고도 무게있게 나가는 느낌이었구요, 기타의 무게도 적당.......
각 음별로 밸런스도 좋습니다.
직접 연주할 때에도 백이나 사이드로 공명이 새나간다는 느낌은 적었다고 생각됩니다.

(3)은 (2)에 비해서............
일단 무겁습니다...........(엄청....)
저는 개인적인 취향이 묵직한 것이 더 안정감이 있어서 느낌이 더 좋더군요.......
정확히 몇 kg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제 짐작으로는,
(2)보다는 1.5배 정도는 더 무거울 것 같다는........

하까란다보다 그 색깔이 무척 진하구요(정말 거의 검정색),
중간에 끼어있는 회색톤의 무늬들의 색상도 화려해 보였습니다.
역시 (2)와 마찬가지로 왼손, 오른손 모두 연주하기에 편안했습니다.
제 악기도 아니고, 제작된 지 며칠 되지 않아,
사실 2분도 체 연주해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ㅠㅠ

주인이 따로 있는지라 김선생님께서 은근슬쩍 보호(?)하는 모습이 은연중에 보입니다......ㅋㅋ
기타 주인과 기타에 대한 철저한 관리!!!

(아쉬울 정도로 무척 짧았지만) 연주해 보면서 느낀 점은,
연주자는 재미없다는 김선생님의 말씀처럼 뒷판의 울림이 거의 없이
모두 다 튕겨나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뒷판이 강합니다.
기타소리가 뒤로 거의 새어나가지 않는다는 느낌이 확 옵니다.
하까란다보다도 월등히 그 차이를 저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합니다.
블랙우드를 더블로 하면 어떨까 하는 의문에
김선생님께서, 하까란다는 더블사이드 더블백을 사용하지만
블랙우드는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강할 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어려움이 많을 정도로 강하다네요......
지금도 이렇게 강해서 가공하고 악기 길들이기 힘들 정도인데
더블하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고 하시면서..........

참고로 블랙우드 전시용 원목(약 15cm*15cm*30cm )을 들어 보았는데요,
한 손으로 들기 힘들 정돕니다...
양손으로 들어야 그나마 안전하게 들 수 있구요, 정말 색깔이 까맣더군요......
물에 넣으면 가라앉을 것 같을 정도로 무겁고, 단단해 보였습니다....
손톱으로 꾹 눌러도 기스(흠집)하나 나지 않았을 정도루요......... 
아마 이거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면 그날부터 발목 기부스하고 다녀야 할 듯........

(3)을 김선생님과 동선님과 인호님의 연주로 들어봤습니다.
역시 기타를 제작하신 분이고 전공하시는 분들의 연주라서 그런지,
평소 지겹도록 제 기타소리와 레퍼터리에만 익숙해 있던 큰 녀석 뿅가는 눈치..............
(나중에 점심먹고 졸음에 겨워 했지만..........)

제작한지 3일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음이 트이지는 않았다고 하시지만,
방향성, 밸런스, 음량은 어렴풋이나마 그 차이를 느끼겠더군요.

우선 방향성이 좋더군요........
마치 잘 트인 하까란다가
넓게(대략 감으로 사운드홀에서 전방으로 150-180도 정도??) 퍼지면서 화사했던 반면,
블랙우드는 그 음의 퍼지는 각도가 100-130도 정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구요
(어디까지나 숫자나 각도는 제 마음대로입니다).......

또 특이한 점은 2m 정도 떨어져서 연주를 하고 있는데도,
마치 소리는 제 코 앞에서 연주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그 음량이나 증폭이 대단하더군요.......
심한 표현으로 농담이 아니라 바로 앞에서 앰프를 틀어놓아 귀가 좀 먹먹해지는...
꼭 그런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만약 블랙우드 기타로 연주하는 연주회에 가시면,
최소 10m 이상은 떨어져서 들어야 제대로 된 사운드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김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이해가 가는 부분이더군요.....

만든지 이제 3일 되었다고 하니,
트레블현에 대한 평가는 아직 제가 뭐라 하기에는 좀 그렇고....
베이스현은 그 울림이나 색깔이 명확한 것 같구요..........
고음부에 대해서 제가 확실치 않아 전반적인 밸런스까지 말씀드리기에는 좀 그렇구요,
그 공명시간 또한 (2) 하까란다백 보다는 상당히 길어진 느낌입니다.

블랙우드도 더블백이나 더블사이드가 어떠겠느냐는 질문에,
김선생님 말씀이 “지금도 대책이 않 설 정도로 강한데요.......” 라는 대답이 이해가 갑니다.
조금만 더 지나 고음도 자리잡으면 정말 대단할 것이라는 설명에 정말 기대가 됩니다.

이번 방문에서 정말 중요한 점을 한 가지 느끼고 배우고 왔습니다.
바로 탄현법인데요..........으음.........좀 창피하긴 하지만,
지금껏 알아이레를 손톱으로 뜯는 연주를 해 왔더군요.....

그러니 트레블현이 땡땡거리기만 하고 그 여음이 짧고 내공이 실리지 않았더라구요......
특히 녹음하면
완전 챔벌로(김샘의 표현으로 그런 소리를 챔벌로 연주라고 하더군요.....ㅠㅠ) 소리가 납니다.

이번에 알마공방에 가서 확실히 사선압탄하는 방법의 알아이레를 배워왔구요,
집에서 몇 번 연습해보니 처음에는 다소 연주방법이나 소리가 익숙치 않았으나,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나아져 가는 것을 느낀답니다.

큰 녀석이 그러더군요........
“아빠...... 옛날에 아빠 치던거랑 소리가 완전 틀려..........  엄청크고 소리가 잘나.........”
탄현법을 교정해 주신 김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역시 그래서 레슨이 필요하고,
다른 분들과의 교류가 정말 필요한 거구나 라는 사실을 깊게 깨달았습니다.

정말이지 블랙우드의 가공할 위력을 실감한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큰 선물을 받아 온 것 같아 너무너무 남는 장사(?)를 했습니다...
거기다가 맛있는 점심까지..........
김선생님과 사모님께 빈 손으로 찾아뵌게 미안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리고, 기타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계신 동선님과
기타에 대한 애정을 잊지 못해 느즈막에 전공으로 다시 선택하신 인호님께
반갑다는 인사말씀 드리고 싶군요....
조만간 좋은 횟감들고 찾아 가겠습니다.
그 때까지 열심히 지내시기를..........

김용식 배상..........


(피에쑤)

김선생님.....
이제 가르쳐 주신 방법으로 사선 압탄(방법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달리 글로
표현할 수가 없어서....)하는 연습을 하고 있구요,
많이 길들여져 갑니다.

제 기타 제작하시는데 참고해 주시면 고맙겠구요,
소리의 차이를 분명히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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